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작성일 : 01-10-18 01:15

한번 더 조언을 듣고 싶읍니다.

글쓴이 : 이혼남

소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아주 정확히 저의 문제에 대하여 지적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번 더 소장님의 조언을 듣고 싶읍니다. 
 
소장님께서 조급한 마음을 갖지말기를 조언하셨고 또 아내에게 용서한다는 말보다도 오히려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라 하신 말씀에 대한 내용입니다. 
 
1. 조급한 마음에 대해서 
현재 제게는 7살짜리 와 5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생활하고 있는데 내년이면 큰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큰아이가 입학할때 엄마가 죽은 것도 아니고 다만 어른들의 이기적인 마음때문에 헤어져 있을뿐인데 이런 상황에서 엄마없이 입학하게 된다면 왠지 큰아이가 불쌍하게 여겨지는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큰 아이가 입학하기전 재결합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2. 용서를 구하는 것에 대해 
얼마전까지는 아내 보다도 이미 가정을 가지고 두 자식을 둔 제 아내에게 친구로서의 관계를 벗어난 행동과 남의 가정을 완전히 파괴시킨 제3의 남자에 대한 원망이 더 컸었고 또 심지어는 보복까지 하려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던 것이 사실이었읍니다. 
이남자는 현재까지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내가 외도했다는 자체에 대해서는 현재의 제 마음에서는 관용적으로서 용서했읍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지금 이혼하여 법적으로는 남남이지만 아내가 그 남자와 계속적인 만남이라든지 사귐이 지속되고 있을까 내심 의심이 들게 되는데 이는 현재 상태에서 그런거지 만일 재결합하여 아내가 돌아와준다면 이런 마음이 없을거라생각이 됩니다. 즉, 현재 아내가 보이지 않으니까 또 이번 문제가 저에게는 심한 충격이였고 이로 인해 약두달간 정신과 상담을 통한 치료를 받으적이 있어 더욱 그런데 진심으로 아내가 돌아온다면 아마 이런 의심은 제게서 사라질 것 같읍니다. 
 
3. 결론적으로 
저는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읍니다. 
위에 서술한 내용과 같은 사실 아내에 대한 의심은 제게는 큰 관심이 없읍니다. 왜냐하면 이미 아내에게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고 새롭게 시작하고 서로간 잘못된 것은 용서를 하자고 제안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아내에게 재결합의사를 제안했을때는 누가 잘했느니 잘못했느니를 따지자고 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첫째는 솔직히 네가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고, 둘째로는 어린 두 아들이 결손 가정에서 자라게 하고 싶지 않으며, 세째로는 하나님앞에 아내를 사랑하겠다고 고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음의 상처를 주고 또 이혼한 것이 죄책으로 남아 있고, 네째로는 가능하면 재결합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그렇게 한것입니다. 
 
어떻게 제가 드린말씀에 대해 정리가 되셨는지 모르겠읍니다. 
말로 하라면 조리있게 할 수 있는데 막상 글로 쓰자니 의사를 표현하는데 좀 한계가 있는 것 같읍니다. 이해를 바랍니다. 
아무튼 전 위와 같은 내용으로 아내와 진심으로 재결합하여 이제는 이전의 생활을 되 밟고 싶지 않고 열심히 아내를 사랑하고, 또 소중히 여기면서 다시한번 기회를 갖고 싶읍니다. 
만일 재결합이 어렵다 하더라도 저는 아이들을 제 손으로 끝까지 키우려 합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절대로 아이들을 양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후에 아이들이 자라서 자기 엄마를 찾는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그럴생각이 추호도 없답니다. 
아내는 아이들을 무척 보고싶다고 제게 메일을 통해 말했읍니다. 
참고로 아내는 이혼 후 가정학습지를 통해 우리 아이들 또래들을 가정방문하여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제 생각엔 한때 아내와 같은 일을 하던 교사를 내집으로 불러 우리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이제는 남의 집에서다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때 과연 그 심정이 어떠할까하는 궁금증이 나기도 합니다. 
 
소장님, 
어떻게 하면 아내와 재결합하여 저의 가정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저희와 같이 이혼하였다가 다시 재결합한 가정이 있읍니까? 
소장님의 조언 다시한번 꼭 듣고 싶읍니다. 
 
참고로 그동안 아내와 주고 받은 메일가운데 아내로부터 답장온 메일 몇 통을 이곳에 올리겠읍니다. 바쁘시겠지만 끝까지 읽어주시고 도움을 바라겠읍니다. 
감사합니다. 
 
 
1. 아내의 첫번째 답장 
 
제목: 길동(가명임, 큰아이)이와 길남(가명임, 둘째)가 당신을 많이 많이 보고 싶대........(2001. 8월초. 최초로 주고 받은 메일) 
 
(아내에게) 
무엇을 어디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어 
그동안 잘 지내고 있는지 
지난번 법원에서 볼 때 얼굴이 많이 야위였고 수척해 보이던데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어머니께서도 건강하시고? 어쩌다 그렇지 않아도 심신이 불편하신데다가 우리가 더 마음을 아프게 해드렸으니 이보다 더 큰 불효가 어디 있겠어? 
 
길동이와 길남이는 건강하게 아무탈없이 잘지내고 있어 
유치원도 잘 적응해서 다니고 있고 지금은 방학중이라 집에 있어 
키도 많이 컸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 여느 아이들보다는 크다는 소릴 자주 들어 
이런 아이들을 당신도 많이 보고 싶을 거야 
길동이와 길남이도 엄마가 보고싶대. 많이. 아주 아주 많이. 
그래서 길동이는 엄마얼굴을 그렸다면서 스켓치북을 보여 주면서 자랑하는데 그동안 당신얼굴을 그린 그림이 한 열 댓장이 되나봐 
길동이가 가끔 우울할 때면 고모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는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데 그 그림을 나중에 엄마한테 보여줄거라면서 아빠는 보지말라고 하더군. 
길남이는 무엇이든지 잘먹고 열심히 뛰면서 잘 놀아. 
하지만 요즘 자주 오줌을 싸는데 걱정이야. 
엄마가 보고싶을 때마다 주차장에서 쭈그려 앉아 행길을 보곤 하는데 왜 여기 있냐고 물으면 엄마를 기다리고 있대. 
 
지난주인가 지지난주인가 유치원 방학이 시작되서 길동이와 길남이를 보고 길주(길동이 사촌동생)네 집에 가서 놀아보라고 말했더니 길동이가 길남이를 끌어 안고는 안간다고 하면서 길남이를 보고도 가지말라고 하더라고.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자기와 갈남이를 다른 곳에 보내려고 한다면서 극구 가지 않겠다고 하기에 잘 말해준 적이 있었지. 
그리고 동네에 길동이 보다 한 살 어린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집에 놀러간다면서 갔다가는 30분도 채 못돼서 돌아온 적이 있었거든. 왜 더 놀다 오지 않냐고 물어 보니까 그 친구집에서 놀다가 어지럽히면 엄마는 얘가 와서 집을 어지럽힌다고 야단칠까봐 왔다고 그러더라구. 
거짓말 같은 말이겠지만 이말은 어머니와 내가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다 들은 얘기야. 
순간 길동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끌어안고 한참이나 울었더니 길동이가 미안하다고 하더군. 아빠 마음을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잘못했다면서 내 볼의 눈물을 닦아주는데 정말이지 아이가 아니더라구.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너무나 자신을 현실을 잘알고 있어 더욱 마음이 아팠어. 
 
얼마전 나의 돌출적인 행동에 대해 뭐라 할말이 없어. 아니 말하고 싶지가 않아.(이혼 하자마자 제3의 남자에 대한 내용을 아내의 선배와 동기들에게 이메일로 보냄) 
그토록 가정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아이들을 위해 당신과의 결별만큼은 막아보자고 노력하였지만 끝내 당신 마음속엔 오로지 이혼이라는 두 글자만 박혀 있어 결국에는 이혼이라는 가정파멸까지 왔으니 김빵빵(가명, 아내와 사귄 동창생)이라는 놈한테 격분한 마음을 않가질래야 않가지질 않더라구. 
당신이 옹호한 듯한 말대로 그 자식이 우리로 인한 피해자라고 속초에서 오면서 말했지만 같은 친구이자 동기라면 친구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옳은 길로 인도해야 도리인데 어떻게 남의 가정을 파괴시켰는지 격분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어. 
물론 당신은 원인이 나에게 있다고 하지만 이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뿐더러 용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내가 돌출적인 행동을 한거야. 
그것도 이혼하고 나서 일주일간 시간을 갖을 것을 말한 나로서는 한가닥의 희망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기가 막힌 것이였지. 
그때는 그 자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나설까하는 마음까지도 있었는데 그래도 당신이 우리 아이들의 엄마이기 때문에 더 이상 감정표출을 하지 못하겠더라구. 
 
어찌돼었던간에 당신은 엄청난 실수를 한거야. 
나에게는 둘째로 치더라도 길동이와 길남이에게 있어서는 씻을 수 없는 상처만 주었을 뿐이야. 
그러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그건 이해를 못할 뿐이겠지....? 
 
내가 당신에게 글을 쓰고자 하는 요지는 당신에게 제안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된거야. 
당신과 내가 이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 서로의 감정이 누그러지지 않았을거야 
그래서 내가 당신한테 제안 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서로 조건없이 만나서 최소한 길동이와 길남이를 위해서라도 재결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하는 제안을 하고 싶어. 
가능하면 빠른 시일내에 결정을 지었으면 하거든 
나도 길동이와 길남이를 위하고 나 자신을 위한 삶을 결정하여야 하기 때문이야 
결코 많은 시간이 우리들에게 기회를 주지는 않을거야 
 
당신과 내가 이혼해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고 싶어 
지금 당신과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나와 내 가족을 무척 나쁘게 말하고 있겠지만 나 역시 내 입장에서 보면 당신과 당신 주변이 나쁠 수밖에 없어. 
이것은 서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 되고 말지. 않그래? 
그리고 당신은 지금 어떠한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스럽다고 느낄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당신은 자식들을 버렸다는 자책을 평생 갖고 살 수밖에 없어. 
지금은 좀 젊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나중에 늙어서 의지 할 만한 사람이 당신에게 누가 있겠어. 물론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당신이 배아파가면서 피흘려가며 낳은 두 아들을 결코 잊지는 못할거야. 
 
그래서 더 이상 시간이 흘러 서로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여 후회하기 전 우리 다시 만나서 진지하게 가정을 회복시키는데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해 
당신이나 나나 우린 서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알았고 또 이로 인해 너무 많은 상처를 입을 것은 사실이야. 
어머니나 동생들 모두는 왠만하면 당신과 재결합해서 사는 것이 재혼하여 아이들을 남에 손에 키우는 것보다 났다는 말들을 많이 해.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그렇지만 명심할 것은 내가 자존심 때문에 이렇게 메달린다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래. 
지금에 와서는 당신과 내가 무슨 자존심을 찾겠어. 
그 놈의 자존심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까지 오게 된건데 말야....... 
 
이제 당신과 내가 서로의 잘못을 용서해주고 새로운 출발을 했으면 하거든 
만일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서로 존중해 주고, 이해하면서 살아가다가 나중엔 사랑으로 하나가 돼서 정말 다복한 가정을 재 창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혹시 내가 예전의 성격 그대로 표출되어 지금보다 더 큰 상처를 입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어. 
허나 난 지금 노력하고 있어. 그렇지만 얼만전 나의 돌출된 행동에 의심을 가지고 있겠지. 
남자라면 그 당시 그 상황에서는 격분 않할 남자는 없을거야. 
어쨌든 지금은 아이들하고 잘 지내고 도 아이들이 나를 잘 따르고 있고 또 집안 식구들이 가능하면 재결합하는 것이 좋다라는 말들이 있기에 당신에게 제안하는 거야 
 
세상은 당신이 생각했던 만큼 호락호락하지는 않아. 
살기 위해서 몸부림을 쳐야하고 또 인정사정도 볼 것 없는 것이 세상이야. 
더군다나 사회 경험이 없는 당신으로서는 더욱 힘들 것으로 생각해. 
내가 알기로는 당신이 지금 가정방문을 하여 길동이와 길남이같은 아이들을 학습지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한때는 내집으로 교사를 불러들여 내 아이들을 가르치게 했던 당신이 이제는 남의 집에서 남의 아이들을 가르칠 때 우리 길동이와 길남이 생각이 간절했을 거야. 
당신이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난 알아. 
이제는 당신 손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우면 분명히 우리 아이들은 크게 성공할거야. 난 그렇게 믿어. 
엄마 아빠의 사랑속에서 말야...... 
 
당신도 잘 생각해보고 내 말에 동감이 간다면 빠른 시일내에 답변을 줘. 
당신이 내게 전화를 주는데 만일 전화하기가 어려우면 내가 전화를 하던가 아니면 의정부로 찾아갈께. 
그러지말고 우리가 만나는 것이니까 오는 00/00에 어느 장소에서든 만났으면 해. 
시간은 당신이 정하고...... 
그때 길동이와 길남이가 유치원에서 찍은 가장 최근의 사진을 가지고 갈께. 
아주 잘 생겼던데. 아마 당신이 보면 깜작 놀랄거야. 
 
아무튼 우리가 만나는데는 아무 조건없이 만나는 것인데 당신이 긍정적인 마음을 갖길 바라고 또 만날때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해. 
혹시 이것이 이혼한 후 당신에게 있어서 마지막의 기회가 될지 모르겠어 
솔직히 난 아이들하고 있어 크게 외롭지는 않아. 
그렇지만 당신은 어떨는지 모르겠어. 
위에서도 말했지만 내년에는 길동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나도 길동이와 길남이를 생각해서라고 내 삶을 결정해야할 것 같아. 
당신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말을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뜻인지는 알거야. 
 
당신과 재결합으로 다시 가정을 이룬다면 아마 난 이전보다 더 낳은 가정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어. 
그리고 당신도 깊이 반성하고 자제를 한다면 더 이상 과거에 얽메이고 싶지도 않아. 
나 역시고 깊이 반성하고 자제를 한다면 당신도 나의 지난 일들에 대해서도 얽메이지 않아야 하겠지? 
 
아무튼 좋은 소식이 들려 오길 기다릴게. 
아마 길동이와 길남이에게는 당신한테 편지 썼다는 말을 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당신과 내가 재결합되어 행복하게 살길 바랄거야. 
 
두서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 줘서 고마워. 
구구절절이 쓴 글이 당신에게도 동감이 되어 주길바래. 
그럼 이만 줄일게...... 건강해..... 
 
(아내의 최초 답장) 
 
멜 잘 봤어. 
 
무슨 얘긴지도 잘 알고, 아이들 얘기도 마음이 아파. 
지금 나도 아이들이 많이 보고 싶기도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데 당신 앞날을 결정해야 한다는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당신 얘기도 잘 알겠어. 
그런데 아직은 시기적으로 좀 이른 얘기가 아닌가 싶네. 
이제 이혼한지 한달이 조금 넘었는데 너무 빠른 얘기가 아닌지.... 
맘을 좀 느긋하게 먹고 있으면 언젠가 당신이 원하는 날도 올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 일러. 
나도 아이들이 너무 많이 보고 싶어. 
 
하지만 당신에 대한 내 감정이 아직도 좋지 않은 부분들이 너무 많아. 
이혼 당시 카드 문제도 그렇고, 그동안 여러가지 겪은 일도 그렇고, 이혼후 컴에 올린 이상한 내용도 우발적이라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아. 
 
암튼 길게 말하고 싶지 않고 조금 더 시간을 느긋하게 가지고 살아보자구. 
아이들 문제는 너무 맘이 아프고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인데 섣부르게 모든걸 결정해서 감정대로만 살아가게 되는 그런 경우는 만들고 싶지 않아. 
 
길동이 아빠도 좀 모든 일에 시간의 여유를 가져. 
뭐든지 조급하게 굴지 말고. 그런 점이 난 지겹기도 해. 
오늘, 내일 살다가 죽는 것도 아닌데 시간을 좀 갖고 다만 몇 달이라도 지내봐. 
길동이가 학교에 가려면 아직 반 년 이상 시간이 있으니까... 
 
지금 난 아이들 문제만 빼면 모든 면에서 나쁘지 않아. 
길동이 아빠가 생각하는 만큼 지옥같이 살고 있지는 않아. 
다만 아이들이 늘 걸릴뿐... 암튼 잘 지내고 아이들도 건강하다니 다행이야. 
 
그만 줄일께. 
 
 
 
2. 아내의 두번째 답장 
 
제목: 00월00일에 시간을 낼수 있는거야? 
 
(아내에게) 
 
당신이 보내준 메일 잘 읽었어. 
당신이 보낸 내용에 대해서는 나도 동감이야 
그러나 이혼한지 한달이 조금 넘어서 재결합 운운하는 것이 좀 이른감이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 생각일뿐이야 
먼저 길동이 학교가는 문제에 내 삶을 결정한다는 뜻은 다른 뜻이 아니고 
아이들이 엄마의 정을 너무 그리워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길동이와 길남이에게 엄마의 사랑과 정을 줄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뜻이야 
 
당신이 벌써 아이들하고 헤어진지가 지난 5월31일 만나 것 빼고 6개월째야 
아이들이 당신 얼굴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 
사진이고 뭐고 당신모습이 담긴 모든 것은 아버지가 숨겨놓으셨는지 치우셨는지 보이질 않으니 
아이들한테 엄마얼굴 생각나냐고 물으면 잘 나지 않는다고 대답을 하고 있어 
어쨌든 난 당신과 마지막의 기회를 찾고 싶어 
 
지금 당신이 마음을 가장 약하게 만드는 아이들로 인해 감정적으로 결정짓는 것이 곤란하다고 말했지? 
당신이 지금 눈으로 보지 못해서 그렇지 옆에서 데리고 있는 나와 식구들은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파. 
당신이야 지금껏 당신 인생을 살겠다고 푸념섞인 말들을 해와 지금은 당신 뜻대로 되어서 자유스러울지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크나큰 고통을 안겨줄 뿐이야 
아마 지금 감정대로라면 잘된일이라 싶겠지 
그래야 당신도 비록 이혼은 했겠지만 훨씬 더 자유스러울거고........ 
 
어제 밤에는 열대야가 없어 좀 시원한가 싶었더니 새벽녁에는 다소 쌀쌀하더라구 
그래서 그런지 길동이가 좀 열이 나기 시작해서 낮에 병원에 데리고 갔다가 왔는데도 열이 떨어지질 않고 있어 
목이 아프고 머리가 자꾸 아프다며 칭얼대고 있어 
조금전까지 칭얼대던놈을 재우고 메일을 보내는거야 
이렇게 애가 아플때 얼마나 당신을 보고 싶어하겠어 
지난 3월 당신이 집을 나간 후 길동이가 입원해 있을때 당신을 얼마나 찾았다구.. 
지금 길동이는 고모손을 꼭 잡고 자고 있어 
마음같아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당신을 만나게 해줄까 하다가 앞으로 당신과의 재결합에 대한 희망이 없을 경우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줄 것 같아 마음을 접곤하지 
 
어쟀든 결론적으로 말해서 00월00일쯤에 한번 만났으면 해 
 
당신 주장만 옳은 것은 아니니까 한번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대로 나가고 아니면 전혀 가망이 없는 것이라면 이제는 나도 완전히 당신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나대로 삶을 결정질까 해 
길동이가 학교에 입학하는 시기가 내년 3월인데 
그때 엄마 없이 입학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소심한 놈이 손가락만 물고 멍하니 있을 것을 생각하니 뭔가를 결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 
 
길동이가 학교에 가려면 반년 이상 남았다구...? 
막말로 재혼이란 것이 한두달 사이에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니지 
아무래도 서로간 뭔가를 준비해야 되니까는 말야..... 
이말이 당신에게는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어 
내가 감정적으로 하는 말은 아니니 오해는 말어 
 
물론 한때는 자식을 버리기까지 한 당신에게 진짜로 내가 한번 재혼해서 당신 보란듯이 잘살아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그건 내 양심도 그렇고 도저히 아이들의 엄마인 당신을 두고는 그렇게 못하겠더라구 
어쨌든 길동이와 길남이에게 있어서는 당신이 엄마인데....우리 식구들 말대로 제자식은 제 엄마가 키워야지 남의 손에 키우면 그보다 낮겠냐고 하더라구 
 
솔직히 말해서 가능하다면 당신이 들어와서 아이들하고 살라는 이야기야 
지금껏 한 행동과 말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당신이 엄마로서의 역할과 가정에 충실한다면 모든 것 다 받아줄 마음으로 있어 
물론 난 이전 보다 아빠로서 당신의 남편으로서 잘 해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지난 1월 부터 아이들을 대하는 것과 부부세미나에 참석한 열의를 보면 정말이지 가정을 회복시키겠다는 마음이 굴뚝같은데 당신이 이를 거절했지 
난 아직도 가능하다면 가정을 회복시키고 싶어. 
 
글의 결론을 낼께 
지난번과 이번 내가 쓴 글을 봐서는 당신도 좀 느낄거야 
글이 좀 예전의 내가 말하는 그런 투가 아닌 것을.... 
그렇지만 감정은 없어. 단지 솔직하게 썼을 뿐이야 
그러니까 섭섭해 하거나 감정을 갖거나 하지마 
당신이 이글을 보고 내 뜻에 의사가 있으면 
한번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자구 
당신 감정과 마음에만 역점을 두지 말고 길동이와 길동이의 엄마로서 나의 마지막 기회를 당신에게 마련해주고 싶으것이니까 
 
좀 이르고 성급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신중하게 결정해서 연락줘 
시간과 장소는 당신이 정해서 연락줘 
당신 말대로 내가 좀 성급하다면 성급할텐데 
당신 의사가 없으면 없는데로 연락이라도 줘 
 
이만 줄일께 
날씨가 새벽녁엔 좀 서늘해진 것같아 
건강에 유의하고 잘 지내........ 
 
(아내의 답장) 
 
오늘은 곤란해. 
휴가철이라 빠진 보충도 해줘야하고..... 
그리고 시간을 좀 줘. 
내가 이렇게 말하는것도 아이들 때문이니까 오해하지마. 
당신과는 아무 상관없어. 
그리고 당신이 재혼하는건 나한테는 관심밖이야. 
하지만 내 자식들에게는 문제가 많겠지. 
그래서 관심을 가져보는 것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그리고 당신이 날 위해서 선심쓰듯 모든걸 다 받아준다, 이해해주겠다하는데 
뭘 용서하고 받아준다는건데? 
당신은 그렇게 다 잘했어? 이혼이란게 나 혼자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이루어 
진거야?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몰라? 
그러고서 어떻게 재결합을 해서 다시 잘 살아보겠다는건지 모르겠네. 
사람이 그러는게 아니지. 자기 아내였던 사람이 왜 이 지경까지 됐는지 
한번쯤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하지 않아? 
 
암튼 재결합한다면 여러가지 조건이 많이 따를거야. 
생각할 시간을 줘. 다시 연락할께. 
 
 
 
3. 아내의 세번째 답장 
 
제목: 오늘 나는...... 
 
(아내에게) 
 
오늘 나는 
 
(1절) 
내가 먼저 손내밀지 못하고 
내가 먼저 용서하지 못하고 
내가 먼저 웃음주지 못하고 
이렇게 머뭇거리고 있네 
그가 먼저 손내밀기 원했고 
그가 먼저 용서하길 원했고 
그가 먼저 웃음주길 원했고 
나는 어찌된 사람인가? 
오..! 간교한 나의 입술이여..! 
오..! 서글픈 나의 자존심이여..! 
왜 나의 입은 사랑을 말하면서 
왜 나의 맘은 화해를 말하면서 
왜 내가 먼저 져줄수 없는가 
왜 나의 맘은 손해볼수 없는가 
오늘 나는....! 
주님 앞에서 모둘바 모르고 이렇게 흐느끼고 서있네 
어찌 할수 없는 이맘을 
주님께 맡긴채로....! 
 
(2절) 
내가 먼저 섬겨주지 못했고 
내가 먼저 이해하지 못했고 
내가 먼저 높여주지 못했고 
이렇게 고집부리고 있네 
그가 먼저 섬겨주길 원했고 
그가 먼저 이해하길 원했고 
그가 먼저 높여주길 원했고 
나는 어찌된 사람인가? 
오..! 추악한 나의 욕심이여..! 
오..! 서글픈 나의 자존심여..! 
왜 나의 입은 사랑을 말하면서 
왜 나의 맘은 화해를 말하면서 
왜 내가 먼저 져줄수 없는가 
왜 나의 맘은 손해볼수 없는가 
오늘 나는....! 
주님 앞에서 모둘바 모르고 이렇게 흐느끼고 서있네 
어찌 할수 없는 이맘을 
주님께 맡긴채로....! 
 
위의 글은 얼마전 극동방송에서 우연히 들었던 복음성가로 이곡을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곡이야 
당신에게 이 가사를 알려 주려고 테이프를 사서 반복해 들으면서 적은거야 
어때...? 가사가 우리들로 하여금 뭔가를 느끼게 하는 듯한데..... 
마음 아프고 후회도 되고....... 
 
어머니 건강은 어떠셔? 
많이 힘드신지 모르겠어 
내가 있을때 잘해드리지 못한게 죄송할 따름이야 
 
당신에게는 별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당신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기에 다시 메일을 보내니까 이해를 바래 
지난 00/00엔 내가 4일간 입원했었고 
지난 월요일(00/00)엔 아버지가 갑자기 오른쪽 다리에 힘이 없다기에 삼성의료원에 새벽에 갔는데 뇌근경색이란 병명으로 진단되어 그날 입원하셔서 지금까지 삼성의료원에 계서 
뇌근경색은 뇌출혈로 인해서 발생되는 것과 같은 "풍"이래. 
내일(토)까지 검사를 하는데 지금까지 진단되기로는 매우 경미한 사항으로 더 이상 "풍"이 진행되지 않도록 치료를 받고 계서 
내가 출근하는 관계로 아이들은 앞집 가게 아주머니가 도와줘서 유치원에 보내고 있고 
지금은 고모가 출근을 좀 늦게해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낸 후 일직 퇴근하고 있어 
난 아침 일찍 출근하고 어머니는 아버지 병간호와 검사를 위해 새벽에 병원으로 가시지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아이들끼리 집에서 놀고 있어 
 
올초부터 당신과 내 문제를 시작으로 해서 온통 집안이 우환만 생기니 기가 막힐 노릇이야 
설령 이런 상황에서 당신하고 재결합 운운하는 것 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어 
다만 제수씨하고 어머니가 고생하고 있을 따름이지 
아이들이 걱정되지만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다행이고 그나마 선미가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 
아이들이 불쌍해... 
아이들이 보기에 엄마 아빠는 늘 싸웠고, 또 이혼했고 거기다가 내가 입원했었지 이번엔 할아버지 마저 입원했지 그러니 아이들은 자연히 풀이 죽을 수 밖에.... 
 
지난번까지는 내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과 화해해서 재결합의 의사를 나타냈지만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재 결합에 대해서는 그 동안 당신과 지냈던 것을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따름이야 
그렇다고 길동이와 길남이가 마음에 걸린다고 해서 당신과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들을 당신한테 보낼수 없어 
나도 힘이 들지만 어쩔수 없으니 이해바래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빨리 나도 뭔가를 결정져야 할 것 같아 
너무 맘이 성급한 것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집안의 우환에 당신이 다시 들어온다는 것은 부담이될거야 
내가 재혼 운운한 것에 대해 당신을 떠 보기 위해 한 말은 아니고 다만 전에도 말했듯이 아이들이 너무 엄마의 정을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이지 내가 어떻게 하기 위해 정하는 마음은 아니야 
그런데다가 이렇게 우환까지 겹치게 되니까 내 맘은 더 급해지는 것이 사실이고.....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제안하는거야 
당신에게 있어서 기회라고 한다면 맘이 어떨런지는 모르겠어 
허나 당신과의 마지막 기회를 마련해서 지금은 몰라고 나중에 세월이 지나 더 마음이 아프고 후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간을 갖자는 거야 
지금의 감정대로라면 나하고 다시 재결합하고 싶지는 않겠지만 아이들을 봐서는 당신도 많이 고민이 될거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길동이와 길남이에게 있어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당신은 길동이와 길남이의 친엄마야 
서로간 악의에 받치고 이혼에 따른 감정으로 당신이 자의든 타의든 아이들 포기각서를 썼는데 이는 재결합하자는데 있어서는 다 소용없는것들이지 
너무 이른감은 있지만 위에서 말한대로 현실이 현실이니 만큼 당신의 분명한 의사를 알고 싶어 
 
아이들이 요즘들어 더 엄마를 찾으니까 그렇지 않아도 요즘 힘이든데다가 아이들 마져 저러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든것이 사실이야 
그래서 당신이 아니다 싶으면 나대로의 삶을 다시 결정해야 할 것 같아 
많이 부담이 되겠지만 신중하게 생각해서 가부를 알려 주었으면 고맙겠어 
그렇다고 당신과 재결합이 실패했다고 해서 돌출적인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을거니까 
지금 현재로서는 당신과 법적으로나 모든면에서는 완전히 남남이니까 당신이 뭘한다해도 나에게는 상관없고 관심밖이니까.... 
 
위의 가사 내용처럼 우리가 처음부터 서로간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면 오늘과 같은 현실이 없었을텐데..... 
설령 우리가 지금에 와서 다시 재결합하게 된다면 서로가 부담되는 조건이 있을거야 
그렇다면 이건 재결합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서로간 조건을 내걸기 이전에 우리가 이전 보다 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해서 앞으로 재결합에 따른 새 출발하는 것 좋을거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거든 
 
아무튼 그 동안 가졌던 나에 대한 감정을 이해와 사랑으로 덮어주고 기도하면서 다시 출발 했으면 하자는것이 내 진실된 마음이야.... 
그래도 거절한다면 할수 없는 것이고..... 
아무튼 우리 한번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해 
서로의 감정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할 것 같으면 만날 필요는 없겠지 
이미 우린 이혼한 상태로서 내가 이혼전과 같이 다급해지니까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또 내가 지금도 당신한테 얽매여 있고 이것도 집착일거다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다시말하지만 난 진심으로 다시 재결합해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거든 
더더구나 아이들을 위해서는 더 진심으로 하는 말이고.... 
만일 재결합에 대한 당신의 분명한 의사가 있다면 가능하면 다음주 중으로 연락을 주었으면 해 
만일 연락이 없다면 당신이 만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더 이상 메일과 같은 것을 보내지 않을거야 
 
아마 이번 메일이 당신에게 연락하는 마지막 메세지 일지도 모르겠지 
이 글을 보고 당신의 분명한 의사를 알려줘 
그리고 만날 의향이 있으면 당신이 편한 날과 시간, 장소를 정하고 
 
이만 줄일께 
 
길동이가 아직도 않자고 있네.... 
빨리 자자고 그러니까 이만 줄일께 
잘 지내 
 
 
(아내의 답장) 
 
멜 잘 봤어요. 
길동이 아빠의 말이 무슨 말인지도 알겠고 아이들에 대한 내 맘도 
예전과 변함 없이 아이들을 사랑해요. 
하지만 난 아직 재결합이니 뭐니하고 말할수 있을만큼 마음의 
상처들이 아물지 못했고 아이들을 미치도록 보고 싶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맘 아프지만 예전처럼 
재결합해서 산다고해도 내 마음이 자신 없어요. 
 
어쩜 이번이 마지막 제안일지 모른다는 길동이 아빠말이 
맞을지도 모르지요. 
어쩜 이번 기회를 놓쳐서 평생 후회하며 눈물로 살게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아직은 내 맘속에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을 뿐더러 
다시 한 집에서 산다면 난 다시 길동이 아빠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살거예요. 
 
그래요. 난 아이들의 엄마예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거예요. 
길동이 아빠가 아이들을 보내준다면 언제든지 아이들을 
받아들이고 싶어요. 
 
내가 때를 놓쳐서 길동이 아빠가 만약 재혼을 하게 된다면 
주제 넘게 부탁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잘 해줄수 있는 
그런 여자를 선택하기 바라고 아이들이 그 여자에게 
구박받거나 정신적인 학대를 받지 않게 해 주기 바래요. 
남자들은 나가서 일하고 들어오면 잘 모르니까 유심히 
잘 관찰하고 아이들의 상태도 잘 살펴봐 주기 바래요. 
 
만약 그런 일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게 된다면 
아이들은 내가 기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훨씬 나을거예요.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혹시나하는 노파심에 하는 
얘기니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너무 성급하게 아이들을 생각한다는 이유로 재혼을 서두르는 
것 같은데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무슨 일이든 한 템포 
뒤로 가서 생각하고 결정하기 바래요. 
 
나도 아마 이번 멜이 마지막 답장일거예요. 
아이들 건강하게 잘 자랄수 있도록 하고 눈치밥 먹지 않도록 
하고 아이들 앞에서 급격하고 과격한 행동이나 말들은 
온가족이 삼가는 것이 좋을것 같네요. 
 
아침 저녁 찬바람이 많이 부니 아이들 감기 걸리지 않게 
잘 보살펴 주기 바래요. 그럼 이만...... 
 
 
4. 아내의 네번째 답장 
 
제목: 길동이와 길남이가 많이 보고 싶었지? 
 
(아내에게, 아이들의 최근 사진을 스캔하여 메일을 첨부하여 보냄) 
 
오늘도 경북 상주시에 출장갔다가 조금전에 들어왔어. 
상주시가 내륙에 위치해 있다보니 무슨 산맥인지는 모르지만 해발 400여m까지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를 한 서너번 되었나 싶어.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은데 이런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당신과 함께 와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당신이 아이들을 무척 보고 싶어하기에 몇장의 사진을 올려놓았어. 
 
아이들이 많이컸어. 
이 아이들이 갓났을때 모두가 당신손으로 그동안 키워왔고 똥귀저기 갈아주고 또 아플때 잠도 못자면서 지켜주던 그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자라고 있어.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잘 생각해 주길바래. 
지난번 메일을 보았겠지? 
있는 그대로 쓴거야. 
내가 기다린다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본 부모의 모습은 결국 이혼에 이르렀는데 이런것을 본 아이들이 장차 무슨 생각을 하겠고 또 어떻게 잘자라주길 바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구먼. 
 
아무튼 지난번 당신 답장에 보면 재결합에 있어서 생각이 필요한 건지 아니면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것인지를 알고 싶어. 
이번 멜을 보고 답장을 주길 바래. 
 
첨부된 사진을 보면 아이들이 아주 건강하게 자랐어. 
이런 아이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 
그리고 내가 이렇게했다고 해서 유치하다 생각하지 말길바래 
 
 
(아내의 답장) 
 
아이들 사진을 보내줘서 고맙다고 절이라도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가진 자의 횡포로 봐야하는건지 판단하기가 어렵네. 
무슨 뜻으로 아이들 사진을 멜로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아이들을 어른 들 일에 미끼로 던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재결합에 대한 얘기는 아직은 조금 이른 듯 싶어. 
아이들 때문에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나두 신중히 생각해봤지만 길동이 친가쪽 사람들을 다 보지 
않고 산다면 한번쯤 생각해볼 여지는 있지만 그게 길동이 아빠한테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망설이게 돼. 
 
재결합을 한다면 (이건 아주 만약을 두고 하는 말이야) 우선 길동이 
친가쪽 사람들을 몇 년이고 보지 않고 살고 싶고, 
내게 직장 생활을 그대로 하게 해 주기 바라고, 
내 생활에 대해 간섭하지 않기 바라고, 
지방으로 뚝 떨어져서 네 식구만 살기 바라고, 
지난 일에 대해서는 자잘못을 따지는 어리석은 일은 
두번 다시 하지 않기 바라고..... 
기타 등등 아주 많은 조건들이 붙게 될거야. 
 
내 조건을 다 수용하겠다면 아이들을 위해서 한번쯤 신중히 
생각해보겠지만 얕은 머리를 또 쓰는거라면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고 생각해. 
 
내가 내놓는 조건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또 길동이 아빠가 내놓는 
조건은 무엇인지 알려주고 그리고 내게 몇 달이 되던간에 시간을 
주기 바래. 
 
결혼초부터 이혼하고 싶었던 상대와 어렵게 한 이혼인데 
다시 재결합을 생각하는건 쉽지 않거든....... 
암튼 시간되는대로 답장 남겨요. 그럼.... 
 
참, 아이들 외모가 건강해보이는 만큼 아이들 정신도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해주길 바래요. 환절기인데 아이들 감기 조심 
시키고... 옷도 좀 남보기 깔끔하고 예쁘게 보이게 입히고..... 
 
그럼 이만..... 
 
 
 
5. 아내의 다섯번째 답장 
 
제목: 요구조건에 대한 답변이야.... 
 
(아내에게) 
 
오늘도 현장으로 출근해서 조금전 들어왔어 
지난 8월부터 모든 잡념을 없애기 위해 현장근무를 자청해서 지금은 OO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어 
그동안 지지난주부터 철야작업에 야근까지 하다보니 아이들 보는 횟수가 적어 아이들한테 무척 미안하더군 
그런데 길동이가 내가 집에 들어올때가지 잠도 안자고 날 기다리고 있더군. 
종이에 몇개의 이상한 숫자를 적어가지고 와서는 전에 당신이 쓰던 핸드폰번호가 맞는거냐고 묻기에 무심코 전 번호를 적어 주었더니 슬그머니 고모방으로 들어간후 잠시후 입이 뽀루뚱해가지고 나와서는 아무 소리도 하지않고 잠자리에 들더라구. 
 
평소같으면 날 반기곤 하던 놈이 오늘따라 왜 그런가 해서 고모한테 물어보니 길동이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만 입이 튀어 나오더라는거야 
아마 당신 핸드폰 번호를 잊어먹고 나한테 직접 묻기가 곤란해서 머리를 써가며 나한테 알아낸 번호로 당신에게 전화를 했던 모양이야. 
내가 씻고난 후 아무말 없이 엎드려 있는 길동이 엉덩이를 두드려 주면서 얼굴을 보니 좀 마음이 아프더라구........ 
 
 
당신이 내게 말한 조건에 대한 대답이야 
 
나는 당신한테 무슨 잘잘못을 따지거나 어떠한 조건을 붙여서 재결합을 하자고 한것은 아니야 
그런데 당신은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아. 
물론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그렇게 행동해서 그렇겠지만 당신이 지금과 같이 된 현실에 대해서는 내가 잘못했고 나역시 이를 인정하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각오로 지내고 있어. 
당신도 무척이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나 역시도 당신에 비하면 좀 들하겠지. 
하지만 나 역시도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어. 
이러한 상처들이 아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거야. 나도 동감하지 
그렇지만 어찌되었던간에 우리는 하나님앞에서 결혼했고 또 서약도 했는데 결과는 이혼이라는 불행으로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만 난 지금 진심으로 가정을 다시 회복시키고 싶어. 그게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일거야. 
 
우리에게는 어엿한 자식인 길동이와 길남이가 있고 이 아이들에게는 장래가 있는데 당신과 내가 다시 화해해서 우리 자식들에게 좋은 꿈과 미래를 심어 주고 싶은데 그게 내마음대로 되질 않아 좀 그래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런 뜻에 재결합에 따른 무슨 조건이 나붙겠나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보지 않을수 가 없더라구 
그래 당신 말대로 친가쪽을 보지 않는다면 정말 당신도 친정쪽을 전혀 안볼 자신은 있는거야? 
 
집안 상황에 대해 말할께. 이미 당신하고는 관심 밖이겠지만 말야..... 
아버지가 매우 경미하고 초기지만 뇌경색으로 오른쪽 다리를 조금 절으셔. 
지난 금요일까지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셨는데 삼성의료원에서 경희의료원으로 옯겨 치료받으셨어. 
그런데다가 경희의료원에 입원하신 아버지를 병간호 하시던 어머니가 지난 9/7날 경희의료원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가셨다가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으로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역시 지난 금요일 퇴원하셨어. 
하마터면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뻔 했던거라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매우 떨려. 
그것도 병원해서 쓰러졌으니 당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아버지도 마찬가지로 무심코 넘어갔더라면 평생을 고생하셨을텐데 다행히도 빨리 치료를 받게 되서 다행이야 
당신이 내게 그랬지. 마마보이라고..... 
그렇지만 평생을 막노동으로 지금의 나와 형제들을 키워 오셨는데 이제는 좀 늙고 서서히 쇠약해지시는 부모님을 보고 내가 자식된 도리로서 어떻게 왜면을 하라는건지 모르겠어. 
 
당신과 살면서 내가 좀 부모님한테 지나친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내가 이로인해 당신한테 소홀히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 
그렇다고 다시 당신과 재결합한다고 해서 이전과 같이 당신한테 절대로 소홀히 하지는 않을거야. 
그동안 나도 많은 것을 느꼈거든. 
 
그리고 그 외 당신이 내건 조건들에 대해서는 내가 아무말 하지 않는것이 좋을거야 
그건 당신 스스로 판단할 사항이야 
지금도 당신은 뭔가 자신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것 같아. 난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아무말 하고 싶지가 않아 
당신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왜 그런 조건을 내걸었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이해를 하지 못하겠어 
 
당신이 말한대로 몇달이라도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그게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길동이가 내년에 학교 들어가기전까지 우리가 다시 재결합할 경우를 따진다면 시간이 없어. 
현재 우리의 거처가 문제인데 그것도 겨울에 어떠한 방법으로 거처를 찾겠어. 
또 이미 이혼하면서 버렸던 재산들도 다시 장만하는 문제도 만만치가 않거든 
당신이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야할 필요성이 있어. 
지금까지는 유치원에 다니면서 교육을 받고 있지만 난 직장 생활로 바쁜가운데 길동이를 언제 차분하게 앉아서 가르치고 하겠어. 
길동이가 학교에 들어가기전 왠만한 기초를 마칠 수 잇도록 해야하는데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옆에서 가르치고 지도하다보니 길동이는 그런 아이들에 비해 다소 뒤쳐지는 감이 있어. 일주일에 한번씩 교재를 놓고 가르치는 선생이 오고 있지만...... 
 
난 그래. 
당신말대로 직장생활? 당신생활? 
그 이전에 진정한 아내로서 또 아이들의 엄마로서의 역할이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난 가정의 진정한 가장으로서 또 아이들의 다정한 아빠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히 필요할거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글을 정리할께 
좀 두서가 없어 미안해 
미사여구도 써가면서 당신을 이해시키고 다시한번 가정회복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가 않아. 
그냥 생각나는대로 글을 썼으니까 이해바래. 
 
서두에도 썼지만 길동이가 말은 않해서 그렇지 얼마나 약은데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었으면 이미 잊어버린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려고 엉뚱한 번호 그것도 자리수가 틀린 번호를 적어서 물어보니 
그 뜻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아마 알려주지는 않았을거야 
내가 바로 적어준 전 번호로 고모방에서 전화를 했다니....... 
 
나를 너무 원망하지마. 그리고 증오도 하지 말고. 
누가 그러더라고. 이혼했으니 남자가 먼저 머리를 숙이고 저자세로 나가지 말라고.... 
그렇지만 난 아니야 
지난번 글에서 당신이 읽었겠지만 철야기도때 마음가운데 느낀 마음 그대로이기 때문에 난 이렇게 하는거야. 
또 말하지만 당신과 난 이미 법적으로 남이지만 우리에게 어엿한 자식이 있고 또 하나님앞에서 맺어진 부부로서 다시 재결합하는 것이 우리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난 믿어. 
사탄은 가정을 파괴시키는데 최우선시 되는 것은 부부간 이간질로 인해 갈라 놓는 것이거든. 
난 지금도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 
 
우리 한번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그때 뭔가 해결책이 있으면 찾아보고 그게 아니다 싶으면 영원히 갈라서게 되는거 아니겠어? 
지금 재결합에 대해 좀 이른감은 있지만 어쨌든 단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 봤다면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거라고 난 생각해. 
 
가능하면 금주중에 만났으면 하는데....... 
 
그래야 당신 의중도 알아보고 해서 시간이 필요하다면 시간을 갖고 아니면 아닌 것대로 끝내야겠지. 
 
이렇게 지루하게 글로 주고 받고 한 것보다 확실하지 않을까? 
전화로든 메일로든 장소와 시간을 정해서 연락 줘. 
물론 지금 나 혼자만 북치고 장구치고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아무튼 내 마음에 대해 당신이 이해를 해 주었으면해. 
 
글이 길었어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아침 저녁으로 많이 쌀쌀해졌어. 
건강에 유의하고 답장 줘..... 
 
 
(아내의 답장) 
 
편지 내용을 보니 별로 변한 것이 없는것 같네. 
서로 이것 저것 맞지 않아 이혼을 한건데 어떻게 
서로에 대해 조건이라는걸 내걸지 않겠어? 
내 자신에 대해서 모르는거 같다구? 
그게 무슨 뜻이야? 
아직도 바람나 나간 주제에 무슨 요구 조건이냐 이거야?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내게 재결합 얘기따윈 운운하지 
않는게 날거야. 
 
그리고 길동이와 길남이가 엄마를 보고 싶어서 힘들어한다면 
나를 자연스럽게 정기적으로 만나게 해주는것이 도움이 
될거라고 봐. 
무조건 막고 잊어버리게 만든다고해서 잊어지는게 아닐테니까. 
그건 어른들의 이기심이지. 
 
그리고 길동이 할머니, 할아버지 아프신걸 나더러 어쩌라고? 
또 다시 옆에 붙어 살면서 쓰러지면 병원 응급실을 내 안방처럼 
들락거리며 살라구? 
그러면 이혼전이랑 뭐가 달라지는데?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로 충실한게 우선이라고? 
물론 그렇지. 
하지만 직장 생활도 그만두고 길동이 할머니, 할아버지 
옆에서 그러고 살면 내 생활은 뭐가 달라졌으며 길동이 아빠가 내게 
배려하는게 뭔데? 정말 이해하기 힘드네. 
 
난 예전의 생활 그대로는 돌아가지 않아. 
날 다시 길동이 아빠네 식모쯤으로 여기며 살게 놔두지 않아. 
그저 아이들의 엄마의 자리나 꿰차고 있으라는거 같은데 
뭔가 단단히 생각 잘못하고 있는거 같아. 
 
길동이 아빠! 당신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변한척 할뿐이야. 
아이들 이야기는 맘 아프고 정말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고 싶을 
만큼 가슴이 아프지만 아이들만 생각하고 덜컥 재결합을 
결정했다가 다시 예전의 생활의 반복이 된다면 그건 더 큰 상처를 
아이들에게 주게 될거야. 
 
길동이 아빠가 변하지 않는 한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아이들 아침, 저녁 선선한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게 하고 
어딜 가나 깨끗하게 입히도록 신경 좀 써. 
 
다시 한 번 말하는데 혹시라도 피치못할 사정이 생기면 
아이들은 내게 맡겨주기 바래. 그럼 이만..... 
 
 
6. 아내의 여섯번째 답장 
 
제목: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아내에게) 
 
당신이 답장을 준것을 보면 그렇지 않아도 온 집안이 쑥밭이 된 지경으로 복잡하고 힘든데 이혼했다고 해서 그런식으로 밖에 이야기를 못 하나? 
이혼했다고 해서 아버지 어머니가 병원에서 퇴원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 늘 응급실을 가는것인양 병원응급실을 안방처럼 들락거린다는 막말의 표현을 꼭 해야되는 건가? 
기분 나쁘겠지만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거야 아니면 오히려 잘됐다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는거야? 
차라리 재결합할 의사가 전혀 없으니 그렇게 알라고 하던가 해야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당신 식구들을 향해 그렇게 말해도 당신이 좋겠어?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봐 
정말 당신한테 실망을 해도 크게 실망했어. 
 
막말로 당신과 난 아무 관계도 아닌 법적으로 남이야 
서로 뭘한다 해도 관여할 입장은 못돼. 
그렇지만 당신과 나 사이에 핏덩이같은 두 어린 자식이 있어 
아직 세상물정도 모르고 그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이 아이들한테 난 꿈도 심어주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도 좋은 것으로 이끌기 위해서 당신과 내가 노력하자는 것이고 
또 지나번에도 내가 글을 썼지만 내 마음 가운데에는 당신을 많이 힘들게 한것이 정말 미안하고 오죽했으면 이렇게까지 돼겠는가 하는 마음에 당신한테 화해의 의사를 피력한 것이지 누구 잘잘못을 따지고 감정적으로 대하자고 한것은 아니라구 
그럴 것 같으면 내가 뭐하러 당신에게 비굴하게 미안하고 어쩌구 하면서 재결합하자고 떠들겠어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해야 당신이 볼때 변한거로 봐? 
 
길동엄마...! 
너무 그러지마....! 
당신이 지금 나와 집안 식구들을 보고 비웃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얕보고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난 당신이 어떻게든 생각해도 관계없어 
다만 내 마음만은 정말 진실이라는 것만 이해하고 받아줘 
그래도 당신이 볼때 날라리 같은 신자지만 일말의 양심은 있어 예전과 같은 교회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아. 
지금도 난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 
 
난 당신이 바람나서 나갔으니 조건 내걸지 말고 들어와서 다시 재결합하자는 뜻이 절대로 아니야 
내가 말하는 조건은 그동안 나하고 살면서 여러가지 부디쳤던 생활을 뒤로하고 이제는 새로운 마음으로 건설적인 방향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이야기지 이것 저것 따지고 자존심 따위 같은 것들을 따지고 또 조건을 내건다면 재결합에 대한 의미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야 
 
그리고 
당신이 내건 조건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첫째 내가 우리집안 식구들하고 의절하고 
둘째 당신이 하고 싶은대로 살테니 상관하지 말라 그러뜻이 아니겠어? 
당연히 내가 그런 조건을 받아주지 않을 줄 알면서 내건거야? 
 
길동엄마...! 
당신도 생각이 있고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 마음에 대해 조금만이라도 이해하려고 해봐 
난 당신한테 메일을 쓸때 물론 경우에 따라 당신에게 자극적인 글도 있겠지만 내 나름대로 당신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글을 쓰는 것이고 또 당신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화해해서 다시 살려고 하는 것이지 이렇게 당신이 쓴 답장대로 감정적이거나 내 이기적인 마음으로 쓴 것은 절대로 아니니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남자가 남자답지 않게 비굴하다고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난 당신을 정말 사랑해. 
그리고 우리 길동이와 길남이도 무척 사랑하고....... 
우리 건설적인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구 
솔직히 지금 우리가 재결합을 한다해도 회복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거야 
그리고 회복되기까지 또 다시 마음에 상처를 주지말라는 법은 없겠지만 한발 나도 양보하고 당신도 한발 양보해서 살았으면 하는것이 내 마음이자 생각이야. 
 
또 성경 이야기를 하자면 남편들은 아내 사랑하기를 주께 하듯하며, 아내들은 남편 사랑하기를 주께 복종하듯 하라고 했어. 
이제는 내가 당신의 존재에 대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고 또 당신이 나를 우리집의 가장으로서의 권위도 살려 주면서 내가 사회에서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도록 잘 내조해주는 것이 진정한 부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그러면서도 당신과 내가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꿈과 미래도 심어 주면서 잘 자랄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또 기도도 하면서 사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이라고 난 느끼고 있는데....... 
이 말에 대해서 당신이 느낄때 좀 추상적으로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것을 놓고 기도하고 있어. 
 
길동엄마.....! 
그래도 난 당신에게 기대를 가지고 있어. 
우리 아픈 과거일에 얽매이지 말고 새롭게 시작하자... 
이제는 당신과 내가 손을 맞잡고 같이 기도하고 또 아이들을 위해 무릎 꿇고 
또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아직 구원받지 못한 부모님을 위해 그리고 당신 식구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살았으면 해. 
더 이상 당신에게 실망을 주는 남편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고 또 자상한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께 
아울러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되겠어? 나도 계획을 갖고 좀 더 나은 장래에 대한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아내로서 나를 도와 줘. 
그리고 기도도 해 주고..... 
 
글 말미에 좀 섭섭하게 들리겠지만 만일 우리가 재결합이 불가능할 경우 내가 아무리 피치못할 사정이 생긴다 하더라도 내손으로 키우면 키웠지 절대로 아이들은 당신한테 보내지 않을거야. 
어쩔수 없으니 그렇게 알아..... 
그리고 아이들 건강은 온 집안 식구들이 신경을 쓰고 있고 또 옷도 남루하게 입혀 보내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길동이는 많이 의젓해졌고 이제는 제법 편지도 쓸 정도로 의사표현이 정확해 
길남이는 아직 어리다 보니 어리광이 좀 심한편인데 어디가서나 애가 귀여움을 받고 있어. 
 
가능하면 한번 만났으면 하는데 이번주에 꼭 시간을 내줘.... 
이번주 토요일(00일) 저녁쯤에 만났으면 해 
재결합할 의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여러번 만나자는 것도 아니고 한번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하거든 
이글을 보고 바로 연락 줘.... 
내가 00를 가든 아니면 당신이 00로 오든 해서 만나자구..... 
 
나두 감정의 동물이 되다보니 서두에 좀 감정이 격해졌어. 미안해. 
건강 조심하구 요즘 식사는 잘하고 있는거야? 
이혼때 법원에서 볼때 얼굴이 많이 야윈듯한데 절대 건강 조심해. 
이번주에 만나느 것에 대해 꼭 답장이나 연락 줘.... 
 
그럼.... 
 
 
(아내의 답장) 
 
이번 주엔 어려울 것 같아. 
아이들 수업도 있고, 회사 일이 좀 있어서... 
다음 주나 아니면 00월 초에 잠깐 만나던가... 
사실 난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할건지, 만나도 서로의 입장은 
크게 달라질거 같지 않아서 별 기대는 하지 않지만..... 
암튼 이번 주는 힘들고 시간되는대로 연락할께. 
 
그럼.. 
 
 
7. 어제(가장 최근) 아내에게 보낸 메일 
 
제목 : 길동이와 길남이의 재롱잔치가 있는데..... 
 
오는 00/00(화) 오후6시에 길동이와 길남이의 유치원에서 재롱잔치가 있을 예정이야 
장소는 길동이가 처음 재롱잔치에 참여했던 00에서 실시한대. 
그렇지만 올해 길동이는 엄마없는 재롱잔치가 될것이고, 또 길남이는 처음으로 유치원에 다니면서 참여하는 재롱잔치인데 그 누구보다 사랑해주고 기뻐해줄 엄마없이 참여하게 되니 마음이 너무 아프네... 
 
어제는 길동이가 초청장이라며 손수 그린 재롱잔치 초청장을 4장 그려가지고 와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나에게 주더라구. 
그런데 남은 한장을 들고는 "이건 엄마건데..... 어떻하지? 어떻하지?"하고는 눈시울이 붉혀지는데.......... 
그러면서 길동이가 자기 재롱잔치에 꼭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시무룩해지는데 난 아무말없이 내방으로 와서는 솔직히 소리없이 울었다. 
조금 있다가 밖을 나가보니 어머니도 마음이 아프셨는지 눈이 뻘겋게 되셨는데 이것도 주책이거니 하고 그냥 지내려 했지.. 
 
길동이는 항상 그랬었지 
발표회때 무대로 나가면 자기를 향해 보아주는 엄마 아빠를 찾아 두리번 거리던 모습을 당신도 생각나지? 
또 더욱이 이번에는 길남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