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작성일 : 11-11-14 00:30
성인이된 외아들과 홀어머니 갈등
 글쓴이 : VIC
조회 : 1,764  
안녕하십니까

누구에게나 있는 문제이겠지만, 가정 환경의 특수성이 다른 가정보다 조금 더 심하다 생각이 되며 또 그 문제의 해결 방안이 도무지 보이지 않아 상담 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on line으로 상담 드린 이후에, 필요하면 직접 찾아뵙고 상담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올 해 34세의 남성이며 외아들입니다.
8살 되던 해 아버지란 사람은 도박빚을 갚지 못해 빚쟁이들에게 쫓기다 처자식을 버리고 줄행랑을 쳤으며, 그 후 대학 졸업시기 까지 20년간을 어머니 혼자 저를 키워 오셨습니다.

죽을 고비를 몇 번을 넘기면서도, 하나의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다른 삶의 즐거움은 모두 포기하면서도 지금까지 살아 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식인 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가 드셔 경제적인 능력이 떨어지고, 인생의 목표가 자식이다 보니 돈벌이에 치여 주변에 친한 친구들도 없으며, 어머니의 형제나 다른 가족들도 모두 각자의 가정에 충실하여 소위 먹고살기 바쁘고, 나머지 인생을 이제 자식에게 기대려 하시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아버지란 사람이 곁을 떠나고, 중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어머니가 저를 교육하신 방식은 예측되시겠지만, 스파르타식 이었습니다. 무조건 복종을 전제로 해야 되는것/하면 안되는것의 정의를 어머니가 해 주셨으며 그에 따라 학업에 열중하며 명문고에 진학하였습니다.

진학한 고등학교는 기숙학교였던지라 그때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게 됩니다. 사춘기 시절,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자유라는 것이 주어져 한 때 방황도 하였으나 큰 문제 없이 서울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대학 4년, 군생활 2년, 유학생활1년, 그리고 지금은 대기업 8년차인 과장으로서 약 20년간을 홀어머니와 떨어져 생활하였습니다.

지금, 살고 있던 단칸방 오피스텔에 지방에 살던 어머니께서 올라와 계십니다. 어머니는 20여년의 세월 동안 홀로 자식을 키우기 위해 돈벌이를 하시며 느끼던 외로움에, 자식과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오랜 객지생활에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을 아들에게 끼니 챙겨 주는 것이 너무 즐거우며, 앞으로 돌아가실 때 까지 자식과 오순도순 웃으며 살아가는 것이 바라는 바라 하십니다.

하지만, 너무도 큰 벽이 어머니와 저 사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생각하시는 부모의 역할은, 자식을 생각해주고, 배려하며, 식구로서 당연하게 자식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가져주고, 또 제 이야기를 당신께 해 주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즉, 지금껏 외로움에 지쳐 이제 유일한 가족인 자식과 함께 그동안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못 누려 왔던 가족이라는 것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 하시는 것 입니다.
성인이 된 자식이 독립이라도 선언 하게 되면 막상 당신은 세상에 가족이 단 한명도 남지 않아 외톨이가 되는 상황이 기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그 동안 남들과 다른 특수한 상황때문에 자식에 쏟은 모든 당신의 인생을 이제 자식으로부터 보상받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십니다.

그러나 자식인 제 입장은 그 반대입니다. 부모라면 당연히 그렇게 한다는 전제 하에 어머니께서 하시는 모든 것들이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제 가치관과 부딛힙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맞는 말씀을 하셔도 어떤 배경으로 하시는 말씀인지 생각해 보고, 그게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라 생각하면 반발심이 생겨 더 마찰을 빚어버리는 경우가 계속 생겨납니다.

예가 너무 많아 글로는 다 표현이 어렵지만, 몇가지 예로서,
어머니는 지금도 언제,어디서,무엇을,누구와,왜,언제까지에 대한 모든 대답을 요구하십니다. 그게 부모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관심이라 철저히 믿고 계십니다.
또하나의 예는, 당신이 결혼에 실패하고 배우자로부터 너무도 많은 상처를 받은 실례이기 때문에 자식의 결혼은 철저하게 관여하고 싶어 하십니다. 물론 결혼은 당사자들간의 일이 아니고 집안간의 거사라는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어머니가 필요조건으로 말씀하시는 조건(혈액형,외동딸인지의 여부)만 보면 저는 지금 만나고 있고, 앞으로도 이정도의 여자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이성과 당장 헤어져야 합니다. 설사 헤어진다 하여도 외아들에 집착하는 홀어머니에 다혈질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닌 우리같은 형편의 가정에,어머니가 생각하시는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도 의문이며, 있다손 쳐도 그 어느 누가 시집을 오려 할지...라는 생각이 크게 듭니다. 교제하는 여자친구를 반대함에도 무릅쓰고 만나러 간다는 이유로 아주 큰 마찰 사례를 겪기도 하였습니다..

빈번히 발생하는 마찰의 정도가 심하여 어머니께서는 스트레스성 위장 질환을 앓고 계시며, 심지어는 그 불같은 성질을 당신께서 이기지 못하여 온몸이 마비되는 증상을 여러 차례 보일 정도입니다. 저 또한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지르는 등의 반응을 보인 결과, 어머니께서 제게 느끼시는 실망감, 허탈감, 배신감등이 더욱 커져 있는 상황입니다.

혼자 생활할 때는 너무도 자연스럽던 사소한 것들이, 자식이 인생의 모든 목표였으며, 이제 그 보상을 받으려 하시는 어머니와 같이 생활하면서 매우 부자연스러우며, 심리적으로 불편하다보니 제게서 어머니께 나가는 표현 역시 좋지 못하게 되고, 그래서 더욱 마찰의 빈도가 잦아지고, 그럴 때 마다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도 커서 정상적인 직장생활, 대인관계가 어려워지게 되는 악순환의 전체 모습이 너무도 싫습니다.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게 되면 이후에 있을 어머니의 정신적 고통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이 되지 않아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고지식한 어머니 성품에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주 극단적인 경우까지 생겨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단칸방이라는 공간적인 불편함이 해소가 된다 해도, 기본적으로 자신의 인생 기쁨을 자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찾아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하실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야 한다면 평생을 불편하고 고통스럽게 살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가야할지..
너무 고통스러워서 모든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사면초가와 같은 지금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