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1-21 14:21
울면서 읽었어요...
|
|
글쓴이 :
이은영
조회 : 1,312
|
답변 감사합니다. 글을 쓰고 매일 들어와서 답글이 올라왔나 확인했었어요... 선생님이 제 마음을 읽어주시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나네요. 생각해보면 특히 임신과 출산의 과정(제가 특히 힘들 때)에서 엄마에 대한 서운함과 서러움이 밀려 올라오는 것 같아요. 세번째 반복이네요.
선생님 말씀처럼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제 자신의 열망을 채워 제 자신부터 행복해지고 싶고 상담도 꼭 받고 싶어요. 다만, 제가 곧 출산이라 아마도 한참 동안은 용산까지 가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그때까지 제가 어떤 마음으로 지내면 좋을지 조언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선생님께서 질문하신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여기시나요? 엄마에 대한 서운함에 사로잡힐 때 무엇을 경험하시나요? 현제에 느껴지는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님의 엄마에 대한 바람을 어떻게 표현하시나요? 친정엄마가 딸의 어려움을 알게 할 수 있나요? >
얼마전 인성검사에서 실리적, 현실적, 예민하고 부드러움, 성실하고 책임감,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함 이라고 나왔네요. 저는 나름 배려를 잘하고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속에는 나도 배려 받고 싶다 관심 받고 싶다는 욕구도 강한 것 같습니다.
- 엄마에 대한 서운함에 사로 잡일 때는...그 동안의 서운했던 일들을 하나씩 다 생각하고 하고 싶은 말들도 혼자 마음 속으로 다 해보고, 나도 관심 끄고 냉정하게 대하겠다고 다짐해보고... 서로의 인생에 관여하지 말아야겠다, 인정해야겠다 그런식으로 생각하려고노력해요.
- 부정적인 감정들은 표현하기 보다 그냥 마음 속으로 상대방을 좀 이해하고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편이고... 남편과 이야기를 하면서 푸는 편인 것 같습니다. 남편은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편이라 마음이 좀 편안해져요.
-엄마에게는 부탁하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가능하면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을 때(아이를 맡겨야 하는 상황 등)는 조심스럽게 여줘봅니다만 대신 뭔가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산후 조리 같은 경우도 조리원과 도우미 아주머니를 쓴다고 말씀들리면서 엄마에게는 해줄수 있는지 여쭤보지도 못했어요. 마음으로는 한 번 물어보고 싶었지만....
- 둘째 낳고 울면서 친정엄마에게 대학 때 차비하게 5천원만 달라고 했는데 너무나 냉정하게 없다고 했던 일부터 결혼하고도 필요할 때만 전화하고 한 번 와보지도 않고 일 하면서 애 둘을 어떻게 키우는지 관심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엄마에게 내 감정을 드러내려먼 눈물부터 쏟아져요)
미안하다. 나는 네가 알아서 다 잘 하는 줄 알았다. 말 안하니까 모르지. 하졌지만...달라진 것 없었어요. 그래서 그 뒤로는 구차해지는 것 같아서, 자존심 상해서, 아쉬운 모습 보이기 싫어서 어려운 얘기는 안하게 됩니다.
하지만 맘 속으로는 내가 힘들다는 걸, 내가 서운하고, 상처 받았다는 걸 얼마나 말하고 싶은지 몰라요. 주위 친구들의 다정한 엄마들을 보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고 빈 말이라도 " 힘들지?"하고 물어봐주길 얼마나 기다리는지 모른다고 말하고 싶어요.
자상한 남편과 귀여운 아이들이 있지만 친정 엄마, 아빠는 언제나 내게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외로움을 준다고 그 걸 좀 알아달라고 고쳐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저도 이제 지쳤나봐요.
저도 전화도 안하고 만나도 먼저 외면하는 저를 봅니다. 그렇다고 그 분들이 먼저 다가오지도 않으시죠.
집에서 볼 수 있는 책이라도 추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애 낳고 좀 움직일 수 있으면 언젠가 꼭 뵙고 싶습니다.
친정엄마에 대한 이야기, 속을 드러내려면 덤덤하게 되지 않고 서러운 눈물이 자꾸 쏟아지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