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6-12 20:12
부모님 문제인데요.
|
|
글쓴이 :
나비
조회 : 1,267
|
어머니가 10년전에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새어머니와 재혼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성격이 워낙 완벽주의에다 신경질적인 면이 있어 친엄마는 물론이었고, 지금의 새엄마도 많이 힘들게 하십니다.
아버지는 6남매중 막내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3살 때 돌아가시고, 가난한 형편에 조카들과 섞여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형들이 교육도 시키지 않으려고 해서, 혼자 도시로 도망나와 낮에 학비를 벌어 야간고등학교를 졸업하셨어요. 군대 간 사이에 집은 이사를 가고, 형제들끼리 남은 재산도 이미 다 나누어 가졌더랍니다. 제대 후 아버지는 사업을 시작하셨고, 돈을 잘 벌자 온 가족들을 다 먹여살리셨어요. 막내아들이었지만 어머니도 모셨고요.
그무렵 우리 엄마를 만났는데, 엄마는 결혼하면서부터 돌아가시기까지 25년 동안 시어머니를 모셨지요. 아버지는 자식들에게는 너무나 너그럽고 좋은 분이지만, 배우자에게는 너무나 힘든 분입니다. 작은 일에도 버럭 화를 내고, 부인을 무시하는 말도 너무나 쉽게 합니다. 엄마가 밖에 외출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셔서 지금 어머니는 우울증에 걸릴 지경입니다. 술을 드시면 쉽게 흥분하셔서 집안살림을 부수거나 엄마를 때리기도 하셨어요.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 싸우는 모습에 늘 조마조마하며, 울며, 그렇게 살았습니다. 할머니에게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하는 날이면 영락없이 저녁에는 큰 소리가 나고, 가전제품이 부서지고, 엄마가 맞곤 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이혼하지 않고 사셨어요. 친정 부모님이 모두 일찍 돌아가셔서 부부싸움을 해도 어디 도망할 곳조차 없으셨지요. 그러다 10년 전에 엄마는 갑자기 간암에 걸려 돌아가셨는데, 그 후 아버지가 너무나 힘들어하셨어요. 따라 죽고 싶다며, 울고, 술도 많이 마시고, 괴로워하셨어요.
그러다가 재혼을 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연세도 좀 드시고 해서 전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여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새엄마를 괴롭히세요. 돌아가신 친엄마와 비교하시기도 하고요.
새엄마는 첫 번째 결혼에서 바람피는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시집에서 식모처럼 살다가 이혼을 하신 분이에요. 아들이 하나 있는데, 늘 부모 사랑 못받고 자랐다고 미안해하시죠.
그런데 아버지는 새엄마 아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으시고, 우리 형제들만 챙기기를 바라세요. 얼마 전에는 부부싸움 때 엄마를 때리셔서 멍든 얼굴을 그 새오빠가 보고말았어요. 새오빠는 이혼하라고 했고, 우리 아버지를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했어요. 아버지가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지만, 제 생각에는 아버지에게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받은 내적 상처가 너무 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응어리같은 것, 화 같은 것이 아빠 가슴에 뭉쳐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얘기도 가슴에 묻어 두고 있다고 하시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도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8:56 공개상담에서 복사 됨]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4:03:07 전체상담에서 이동 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