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작성일 : 10-07-01 00:45
부모님 문제로 상담글 올립니다.
 글쓴이 : 자유와 평화
조회 : 1,267  
안녕하세요..
부모님 이혼 문제를 상담하려고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올해로 결혼 30주년을 맞으셨구요.
30년 결혼생활이 정말 너무 힘드셨습니다. 특히 엄마는 모진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끝날줄 모르는 외도와 경제적인 무능력 의도적으로 궁핍하게 만든 것까지 그리고 아직도 자행되고 있는 폭언과 폭력 협박..
전 어릴적부터 사랑이란 감정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자라왔습니다. 그건 제 형제들도 마찬가지구요. 상을 타와 봤자 돌아오는 건 늘 냉대.. 그런 상은 상도 아니라며 거들떠 보지도 않고 남들이 잘되거나 하면 집에서 늘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착하게 자라고 정직하게 자라는 건 정말 필요 없는 거고 오토바이를 타는 아이들은 담대한 아이들이며 술집 나가는 여자라도 돈만 벌어오면 된다는 식으로 말하기 일쑤였으니까요.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사기꾼이라고 말하고 요즘 세상 사기치는 방법만 알면 참 살기 좋다고 하고 아버지가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피력하는 것이 나오면 무조건 돌려버립니다. 게다가 뉴스에서 한 아이 공부시키는 데 큰 돈이 든다는 뉴스가 나올 때는 다른 방에 있어도 늘 불러서 보게 하구요. 그만한 돈을 들여 공부시키지도 않았을 뿐더러 학비 달라고 했을 때 한번도 그냥 주는 적이 없고 늘 온갖 피를 말리는 싸움이 끝나야만 그 돈이 나오곤 했습니다. 차라리 학교를 가지 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고 특히 여자는 공부시킬  필요가 없다고 하는 얘기를 주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툭하면 아무 이유도 없이 병신소리에 잘해도 그정도는 누구나 잘한다고 평가절하하고 마치 우리가 잘되면 안되는 것처럼 안달난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경제적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알지 못하고 5,000원 10,000원 안주기도 하고 공과금을 줄 때도 아껴쓰라고 말하며 줍니다. 스무살이 넘으면서 키운값을 내라고 하고 밥값을 내라고 하면서 밖에 나가 살아도 몇십만원은 든다며 그돈을 여기 내놓으라고 합니다. 물론 생활비를 내놓지 않고 무슨 수로 살 수 있을 까요.. 아버지는 그 돈을 자꾸 자기한테 내놓으라는 얘기입니다.
폭언과 폭력.. 협박은 이미 도를 넘은지 오래입니다. 엄마한테 너는 개처럼 부리지 않으면 말을 안듣는다며 멀쩡한 음식을 버리고 막 장봐온 달걀 토마토 몇 가지 야채들도 자기돈으로 사온 거라며 왜 내 돈을 쓰냐고 화를 내면서 밟아버리기 일쑤입니다. 이유는 자기돈을 쓰면서 저희가 돈을 내어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툭하면 살림같지도 않은 살림살이들을 밟아서 버린다고 난리를 치고 툭하면 물건을 엄마한테 던져 엄마는 부정맥이 생기셨죠.예전엔 많이 맞으셨습니다. 제가 말리다가 다치기도 했구요. 게다가 말도 안되는 것에서 가부장적인 것을 내밀어 해결하려고 하고 하기싫은 것은 엄마한테 다 미루어 버리기까지 합니다. 이제는 엄마하고 저희가 친한것도 작당모의를 한다고 보이는 데서는 이야기하거나 붙어있지도 못하구요.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합니다. 모든 걸 숨겨야 하고 돈을 쓸 수도 없습니다. 뭐든 감춰야 합니다. 아버지한테 가족치료를 받자고 얘기했는 데.. 내가 정상인데 왜 하냐고 하더군요. 나한테 상담받으라고 하며 또 싸움이 날뻔 했습니다. 술마시면 술 깰 때까지 이야기하고.. 심지어 화장실 가는 것조차 얘기하는 중에 무시한다며 행패를 부리기 일쑤죠. 
아버지한테 순명하고 참는 것만이 미덕인줄 알았는데.. 그리고 저도 엄마도 제 형제들도 세상 다른 사람들이 모두다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줄 알았던 거죠..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아무 소리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어떻게 감정표현을 해야 할지 언제 화를 내고 언제 화를 내지 말아야 할지 감정이 이상하게 변해버려서 사회생활 하는것 마저 힘들고 우울증도 죽을것처럼 밀려들어 모든 일에서 의욕이 떨어지고 자신감도 오래전에 잃어버렸습니다. 제감정은 저에게 화살을 계속해서 꽂아대고 아버지가 저한테 반복적으로 세뇌했던 병신이라던지 넌 안된다라던지 등등 그런 말들까지 저한테 사실감 있게 다가와 잘못이다라고 인식하는 이상으로 저를 학대하기 시작했는 데.. 어느 순간 제가 바깥에서 본 가족은 이런게 아니었고 이전부터 있던 우울증과 분노가  순식간에 화산폭발처럼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감정과 함께 살아났고 혼자라도 독립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결심을 엄마한테 말씀드렸을 때 엄마는 저희때문에 참고 사셨다고 하더군요. 내가 힘이 없어 엄마를 너무 오래 고생시킨 것은 아닐까.. 나의 결심이 늦어 엄마의 고통을 방기한것은 아닐까 하는 후회가 밀려들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이혼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엄마를 이혼시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많이 망설여지고 그러는 동안에도 아버지의 폭언과 폭력 그리고 경제적인 압박 때문에 참기 어려워서 그냥 인생을 포기하고 싶어지더군요. 그런데 엄마도 이혼을 원하시고 저희 모두가 다 해체될 위기에 놓여있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리자면 모두 냉소적이고 날카롭고 힘들거나 복잡해지는 문제는 회피하려고 하는.. 그런 문제점들이 생기고 있거든요..
단순히 이혼이 아니라 가족애를 다시 회복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고 이제부터라도 노력해보고자 하기 때문에 이혼하려고 하는 건데도.. 아무도 그걸 이해하지 않더군요. 세상 사람들이 다 제맘 같을 수는 없지만 그 때문에 또 너무 실망하고 화가 나더군요. 다 우리 탓이라고 하는 것 같아서요. 아버지하고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고 마구 의욕이 솟는 저를 보면서 꼭 아버지로부터 벗어나야 하겠다는 마음을 떨칠 수가 없고 회피하기 위해 내가 나가는 것을 선택하기보다는 가족이란 운명공동체란 생각으로 괴롭지만 이제 여기서부터 헤쳐나가 보려고 하는 데.. 순간순간 이것이 맞는 선택인가의 갈림길에서 또 방황하곤 합니다.
제가 옳은 결정을 내린 것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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