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작성일 : 10-09-03 23:11
[re]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제가 싫어요.
 글쓴이 : 이상은
조회 : 1,326  
반성이님,
누구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겠지만,
님이 원하는 것과는 달리 지나친 감정 폭발로 심한 말들을 쏟아놓게 되고
그것 때문에 자책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으니 얼마나 힘이 드실지 안타깝습니다. 

님의 부모님께서는 갈등이 있을 때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다루기보다
서로에게 비난을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님께서도 부모님이 하셨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남편을 비난하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해 후회하면서 변화하고 싶어 하신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화가 날 때, 님께서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십시오.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지만,
그것이 채워지지 않아 슬프고 절망스러운 감정이 있지는 않은가요?
그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면서 님께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나요?
자책하면서 자신을 혼내고 비난하기보다
아마도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부드럽게 안아 주고 사랑을 보내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런 님의 마음을 남편에게 화내고 비난하면서 표현하기보다
내면 깊은 곳에서 경험하고 있는 마음 그대로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편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주로 님에게 맞추다가 그것마저 지치고 소용이 없다고 생각되면
아예 입을 닫고 상황을 회피해 버리는 방법을 반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님은 더욱 더 강하게 고조되어 남편에게 반사적으로 반응하면서 상처를 주고,
그럴수록 남편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더욱 더 등을 돌리고 님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남편은 님으로부터 존중받고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님의 폭발적인 감정의 표출과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회피하고 있지만,
사실 님의 깊은 마음속에서 남편과 따뜻한 사랑을 나누며 연결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안다면
남편에게도 님에게 다가 올 힘이 조금은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님은 분노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있고 적극적인 분입니다.
그러한 힘을 자신의 변화를 위해 사용한다면 남편에게도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상담을 받는 것이 힘들다고 하셨지만,
어린 시절 부모님의 갈등으로 힘들었던 님처럼
아이들 또한 님의 모습을 보면서 힘들어 하고 더 나아가 똑같은 대처방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가능한 지지체계를 찾고 도움을 받아 상담을 시작하시기를 권합니다.
가족은 모빌과도 같아서, 님의 변화는 가족의 긍정적인 변화에도 분명히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자각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기란 참 어려운 일일 수 있는데,
반성이님의 변화에 대한 간절한 마음에 큰 지지와 희망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8:56 공개상담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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